형평성은 효율성 개념과 함께 사회과학에서 중요한 쟁점이 되어 온 개념입니다. 정치학자들은 오랫동안 “누가 체제로부터 무엇을 획득하는가?” 하는 결과와 관련된 주제에 관심을 표명해 왔습니다. 정치학이나 행정학에서는 정치·행정체계가 공공재나 서비스를 공평하게 배분하고 있는지가 주된 연구과제였습니다. 지역개발에서도 지역 정책의 형성 과정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그 결과에 대한 분배적 측면이 매우 중요한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형평성에 관한 일반적인 논의보다는 지역 공간적 측면에서의 형평성에 초점에 맞추어 논의하겠습니다.
1. 형평성의 개념
형평성이라는 개념은 그 구체적 의미가 매우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동등하게 또는 공정하게 배분된 상태를 말합니다. 우리말 큰 사전에서는 형평이라는 개념을 수평이라는 개념에 포함해 “고요한 수면처럼 평편한 상태”라고 정의합니다. 사회과학에서 형평성 개념은 어떤 정책이나 사업의 편익과 비용의 배분이 공정하거나 정의로운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대체로 의견일치를 보고 있습니다. 형평성은 종종 배분적 공정성으로 불리고 있으며 누가 무엇을 획득하며 누가 비용을 부담하는지와 관련이 있습니다. 형평성이 존재한다고 말하기 위해서는 사회 내 일반사람들이 공공서비스의 비용과 편익의 배분이 공정하거나 정의로운 것으로 간주하고 있어야 합니다. 형평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매우 복잡하고 가치 내재적인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2. 형평성의 유형
모든 경우에 다 적용할 수 있는 단 하나의 형평성 개념을 제시하기란 어렵습니다. 따라서 학자들은 형평성을 여러 가지 기준에 따라 유형화하고 있습니다. 그중 루시(W. Lucy)와 치트우드(S.R. Chitwood)의 형평성의 유형 구분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루시(W. Lucy)의 유형 구분
① 동일한 서비스: 모든 대상에게 동일한 정도의 서비스를 공급합니다.
② 욕구에 알맞은 서비스: 대상 집단의 욕구를 파악하여 욕구에 따라 서비스를 공급합니다.
③ 수요에 알맞은 서비스: 대상 집단의 수요를 파악하여 그들의 수요에 따라 서비스를 공급합니다.
④ 선호에 맞는 서비스: 대상 집단의 선호를 파악하여 선호에 따라 서비스를 공급합니다,
⑤ 지불할 의사에 관련된 서비스: 대상 집단의 지급 의사를 파악하여 지불할 의사에 따라 서비스를 공급합니다.
2) 치트우드(S.R. Chitwood)의 유형 구분
①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서비스: 이 기준은 그 적용에 있어 매우 제한적입니다. 대부분의 공공서비스는 모든 시민에게 동일하게 효용을 주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공공서비스를 광범위한 규모로 공급할 만한 재원이 충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애초에 대부분의 공공서비스는 제한된 고객의 욕구에 맞게 설계되기 때문입니다.
② 이는 공공서비스를 어떤 구체적인 특성에 따른 단순 증가 함수로 공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③ 차별적 공공서비스: 이는 수혜자가 소유한 어떤 특성의 차이에 따라 서비스 공급을 차별화하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대상 집단 간의 적절한 차이를 누구의 입장에서 그 특성을 구별하는가이다. 두 가지 자주 사용되는 특성은 공공서비스에 대한 지급 의지와 능력, 그리고 그러한 서비스를 통하여 성취되는 결과입니다. 따라서 부유층 지역은 더 많은 공공서비스를 받을 만한데, 그 이유는 그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서비스를 수익자부담금에 의해 공급하는 경우 지급 의지와 능력이 고려됩니다.
3. 형평성과 효율성의 상충관계
형평성과 효율성은 공공시설 체계에서 두 가지 주된 목표이며 종종 상호 간에 상충관계를 보입니다. 민간 부문에서 효율성은 종종 이윤의 극대화로 간주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목표는 공공부문에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효율성이 달성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추어 개념 정의를 해보면 첫째 일부 사회적으로 임 결정된 수준 또는 서비스의 양을 최소한 비용으로 달성하는 것, 둘째 사전에 결정된 예산의 제약 범위 내에서 서비스의 양을 극대화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효율성이란 제한된 자원으로부터 가장 큰 산출을 획득하는 수단으로 간주합니다. 종종 효율성이란 산출과 투입의 비율로 평가됩니다. 여기서 투입은 일반적으로 측정하기가 쉬우나 산출은 상당히 모호하여 측정하기가 어렵습니다. 만약 모든 비용과 편익이 다 계산될 수 있다면 사회적 순 편익(=편익-비용)이 효율성 측정치가 됩니다. 그러나 공공서비스 부문에서는 일반적으로 비용과 편익을 측정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습니다.
최적 입지 모형에서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었던 효율성 측정 지표는 수송 거리 또는 수송비입니다. 이에 따르면 최적 입지는 일반적으로 총 수송 거리를 최소화하는 곳이 됩니다. 고객의 접근성은 시설 체계의 분산을 창출하는 강력한 힘입니다. 시설 이용자로부터 시설까지의 총 통행 거리는 통행시간과 비용을 절약해 줌으로써 효율성을 증진합니다. 또한 시설 이용이 이러한 거리 측면에서 탄력적인 한 수요와 사용은 증가하게 됩니다. 이용이 시설용량을 초과하지 않는 한 효율성은 일반적으로 증진됩니다. 그러나 몇몇 대규모 시설 대신에 많은 수의 작은 규모의 시설을 건설함으로써 규모의 경제 이점은 상실될 수 있습니다.
효율성은 공급 및 소비되는 서비스의 총량과 관련되지만, 형평성은 서비스로부터 누가 편익을 누리고 누가 가장 많은 순 편익을 누리는가와 관련이 있습니다. 효율성은 대상 인구 간의 서비스 배분 측면을 평가하는 기준이지만 형평성은 이러한 서비스의 효과 배분 측면을 평가하는 기준입니다.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평균 운송비를 최소화하는 것이 요구되는데 이를 위하여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에 추가시설이 입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형평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여행해야 하는 최대 거리를 최소화할 것이 요구되며, 이를 위하여 멀리 떨어진 저밀도 지역에 추가시설이 입지 되어야만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제기되는 질문은 얼마만큼의 효율성을 형평성과 상쇄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공공시설의 최적 규모나 공간화를 결정하는 객관적 방법은 없습니다. 민간 부분은 형평성을 목표로 표현하는 지표가 됩니다. 공공부문은 효율성을 목표로 추구하지만, 또한 형평성을 중요한 목표로 추구하고 있습니다. 효율성과 형평성 측면에서 정책의 이중결과를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서는 공간적 형평성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위한 기법을 사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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