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할인율의 선택과 분배의 문제

1. 적정할인율의 선택

적정할인율의 결정은 사업의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적용되는 할인율에 따라 투자사업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는 경우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이 현실입니다. 공공투자 사업에의 적용을 위하여 검토될 수 있는 할인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민간할인율

민간할인율은 민간 자본시장에서 형성되는 시장이자율을 근간으로 하여 결정되는 할인율을 가리킵니다. 자본시장이 완전경쟁시장이라면 이때 형성된 시장이자율은 소비자의 시간선호가 적절히 반영되고 있으며, 동시에 자본이 갖는 한계생산성과도 일치하게 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자본시장의 불완전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실제의 시장이자율을 그대로 할인율로 사용하여 공공투자 사업을 평가하는 데 상당한 문제가 생기게 될 것입니다. 불완전한 자본시장에서는 장래에 대한 불확실성 및 위험부담 때문에 웃돈이 붙은 이자율이 형성되고 또한 단기 혹은 장기에 따라 다양한 금리체계를 구성하게 됩니다. 따라서 민간할인율은 현세대의 시간선호마저도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가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사회적 할인율

평가의 대상이 되는 사업이 민간투자 사업이라면 시장이자율을 근거로 한 민간할인율을 적용하는데 논리상 큰 문제가 없다고 하겠으나, 공공투자 사업의 경우에는 시장이자율을 적용할 수 없고 시장이자율보다 낮은 사회적 할인율을 적용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경제학자 간에 많이 대두되어 왔습니다.

자본시장이 비록 완전경쟁시장이라 하더라도 시장이자율은 현세대의 시간선호를 반영할 뿐, 미래 세대들을 무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공투자 사업은 미래 세대들의 복지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따라서 공공투자 사업에는 시장이자율보다 낮은 사회적 할인율의 적용이 권장되고 있습니다.

 

3) 자본의 기회비용

공공투자 사업에 사회적 할인율을 적용한다면 이것을 어떻게 측정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될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적 시간선호율을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따라서 일반적인 접근방법은 자본의 기회비용으로 파악하는 것입니다. 즉 자원이 공공투자 사업에 사용되지 않고 민간투자 사업에 사용되었을 때 획득할 수 있는 수익률을 공공 투자사업의 할인율로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민간기업이 통상 기대할 수 있는 전산업의 평균수익률을 측정하여 이것을 공공투자 사업의 할인율로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체 민간기업의 평균수익률을 공공투자 사업에서의 자본의 기회비용으로 보고 이것을 할인율로 사용한다는 것은 공공투자 사업도 민간투자 사업에서 통상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을 발생시키지 않으면 그 공공투자 사업은 타당성이 없는 사업으로 평가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자본의 기회비용의 계산은 공공투자 사업의 재원 조달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만약 공공투자의 재원이 조세 혹은 공채발행에 의하여 조달된 것이라면 이것은 민간 부문의 소비 혹은 투자를 희생한 것이므로 자본의 기회비용이 상대적으로 증가합니다. 그러나 재원의 조달이 해외차관과 같은 금융적인 방법에 의존한다면 자본의 기회비용은 차입금의 이자율 크기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될 것입니다.

 

 

2. 분배의 문제

공공투자 사업은 각기 다른 사회집단이나 소득집단들에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예컨대 공공골프장이나 승마장의 건설은 저소득층보다는 고소득 집단에 더 큰 편익을 가져다줄 것이고, 공공임대주택의 건설은 저소득 집단에 더 큰 편익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비용-편익 분석에서는 이와 같은 분배의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순현재가치가 0보다 크거나 편익-비용 비율이 1보다 크면 그 사업은 경제적으로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하게 됩니다. 물론 분배의 문제가 전혀 문제시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어떤 공공 투자사업이 가져다줄 비용과 편익의 단순한 합계치를 근거로 사업의 타당성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소득분배에 문제가 있거나 혹은 어떤 공공 투자사업이 분배의 문제를 심각하게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면 분배의 효과가 고려된 비용-편익 분석을 하여야 합니다. 분배의 효과가 고려된 비용-편익 분석을 하기 위해서는 공공투자 사업으로부터 영향을 받게 되는 사회집단별로 비용과 편익을 집계한 후 적절한 사회적 가중치를 주어야 합니다. 이때의 사회적 가중치는 어떤 집단의 상대적인 사회적 중요도를 반영하여야 하며, 이는 주로 정책결정자에 의해 규범적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