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계효용학파
1) 시대적 배경
사회주의경제학이 노동자계급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자본주의 체제의 변혁을 요구하는 극단적인 노선을 걷는 데 비하여, 사회주의 및 노동조합운동에 반대하면서 고전학파와 같이 정부의 간섭을 배제하고 자유방임정책을 옹호하는 학파가 1870년대에 등장하였는데 이 학파가 한계효용학파입니다. 1870년대에는 서구 각국의 경제가 대체로 지속적인 성장을 실현하는 가운데 노동의 생산성과 모든 계급의 생활 수준이 향상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하에 한계효용학파는 사회주의 경제학파이론의 독단을 배척하고 자본주의의 장래에 대하여 낙관적인 견해를 가졌습니다.
이 학파는 영국의 제본스(William S. Jevons), 오스트리아의 멩거(Carl Menger), 프랑스의 왈라스(Léon Walras) 3인이 동일한 이론을 각각 독자적으로 1870년대에 제창함으로써 성립되었다. 이 3인의 뒤를 이어 뵘 바베르크(Böhm-Bawerk), 파레토(Vilfredo Pareto), 빅셀(Knut Wicksell), 카셀(Gustav Cassel) 등이 이 학파를 발전시켰습니다.
2) 내용 및 특징
한계효용학파라는 이름은 그때까지 지배적이었던 객관적 가치설을 부정하고 주관적 가치설을 주장하여 상품의 가치는 한계효용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주장한 데에서 나왔습니다.
고전학파와 사회주의 학파의 가치 결정 원리는 노동가치설이었는데 한계효용학파의 가치 결정 원리는 한계원리입니다. 동일한 상품의 소비량이 증가할 때 그 추가 단위로부터 얻게 되는 만족은 체감하며, 특히 마지막으로 소비되는 상품 1단위의 효용이 전체상품의 가치를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이 학파는 종래의 객관적 가치설로는 설명할 수 없었던 스미스의 역설을 한계효용의 개념을 사용하여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이 밖에도 한계효용학파의 특징은 다음과 같은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첫째, 종래의 경제학은 경국제민과 사회 각 계급 간의 이해관계를 다루는 정치경제학이었습니다. 이에 대하여 한계효용학파는 계급 대신 개인을 분석 대상으로 수학을 분석 도구로 삼아 경제학을 수학과 같은 순수한 정밀과학으로 접근하였습니다.
둘째, 경제질서는 인간의 합리적 정신으로 통제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셋째, 재화의 생산 면보다는 소비 면을 강조하여 주관적 효용가치설에 의한 가격기구의 분석에 주력하였습니다.
넷째, 일반균형분석이 「순수정치경제의 원리」를 쓴 왈라스에 의하여 완성되고, 경제 후생 분석이 파레토에 의하여 시도됨으로써, 현대 일반균형이론과 후생경제학의 초석을 마련하였습니다.
2. 케임브리지학파
1) 시대적 배경
역사학파·사회주의 학파·한계효용학파의 이론이 난립하는 19세기 말에 각 학파의 장점이라고 생각되는 점들을 선택 결합하여 독자적인 체계를 수립한 학자가 케임브리지대학의 알프레드 마샬(Alfred Marshall)입니다. 그는 고전학파의 객관적 가치설과 한계효용학파의 주관적 가치설을 종합하여 수요·공급의 이론을 완성하는 한편, 역사학파와 같이 경제이론은 역사적 현실의 검증을 통하여 현실 경제문제의 해결에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가는 사회주의 학파의 이론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마샬은 당시 경제학의 유일한 교과서로 사용되고 있던 밀의 「정치경제학 원리」를 새로운 분석기법과 수학식으로 정교하게 발전시켜 「경제학원리」를 펴냄으로써 스미스-리카도-밀-마샬로 연결되는 체계를 이루었습니다. 따라서 그는 신고전학파의 창설자라고도 불립니다.
마샬의 경제학은 그의 제자 피구(Arthur Pigou)에 의하여 계승되었습니다. 피구는 파레토의 연구를 이어받아 후생경제학을 개척하였습니다. 마샬과 피구가 케임브리지대학에 봉직하였기 때문에 케임브리지학파라고 부릅니다.
2) 내용 및 특징
케임브리지학파 이론의 주요 내용과 특징을 들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경제사회를 생성·발전하는 생물유기체와 같은 것으로 보고, 역사적으로 생성·발전하는 경제형태를 규명하는 경쟁론을 전개하고자 하였습니다.
둘째, 시장가격과 거래량을 수요·공급으로 설명하였습니다. 고전학파의 객관적 가치설은 생산자가 받고자 하는 공급가격을 결정합니다. 한계효용학파의 주관적 가치설은 소비자가 지불할 용의가 있는 수요가격을 결정합니다. 이 공급가격과 수요가격이 일치하는 수준에서 결정되는 가격이 균형가격인데, 현실 시장가격을 바로 이러한 균형가격으로 보는 것입니다. 균형가격을 일시적 균형가격·단기균형 가격·장기균형 가격으로 나누어 한계효용이 생산비보다 더 중요한 구실을 하는 것은 일시적 균형이 성립되는 경우이며, 단기와 장기에 있어서는 생산비가 더 중요한 요인이 된다고 보았습니다.
셋째, 이윤을 분배론에 포함해 단기에는 이윤이 순수한 잉여이지만 장기에서는 「대표적 기업」의 정상적인 공급가격의 불가결한 구성요소로 보았습니다.
넷째, 수요의 이론에서 수요의 탄력도, 소비자잉여 등 근대경제학의 중요한 분석기법을 창안하였습니다.
다섯째, 경제복지를 과제로 하여 이론과 정책을 결부시켜 정책이 입각해야 할 일반적 기준을 후생경제 이론으로 제공하고자 하였습니다. 경제학 복지를 위한 실증과학으로 보는 케임브리지학파의 입장은 마샬의 「서늘한 머리와 따뜻한 가슴」이라는 케임브리지대학의 취임연설문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개인과 기업의 형태를 분석하는 미시경제학은 케임브리지학파에 의하여 체계화되었습니다. 그 후 케임브리지학파의 이론 틀에 추가된 것은 일반균형이론과 공공선택이론입니다.
그러나 한 나라 경제 전체를 다루는 거시경제학은 케인즈가 처음으로 미시경제학에서 공식적으로 분리한 이후, 고전학파의 전통을 이어받은 통화주의자 및 새 고전학파의 고전학파계통과 케인즈를 이은 케인즈학파계통으로 대립하고 있는 이원화된 이론체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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