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부의 경제적 기능
정부는 경제활동을 시장기구에 전적으로 맡기지 않고 시장의 실패를 교정하기 위하여 경제에 개입합니다. 자본주의경제에서는 시장기구가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누구를 위하여 의 세 기본적인 경제문제를 풀게 하되 시장의 실패를 교정하는 것이 정부 역할입니다. 구체적으로 정부의 경제적 기능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시장경제를 위한 법과 제도의 제정·운용, 사회적으로 바람직스러운 자원배분, 소득재분배, 거시경제의 안정화가 그것입니다.
첫째, 정부는 시장경제가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법과 제도를 제정·운용합니다. 무엇이 사유재산인가, 경제적 자유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어떤 계약이 합법이고 어떤 계약이 불법인가, 생산자의 의무는 무엇인가, 노사 쌍방의 권리와 의무는 무엇인가 등등이 명확하게 설정되지 않으면 시장경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경제활동에 필요한 기본 준칙들을 각종 법령으로 제정하고 이 법령들을 위반하는 경제 주체들에게는 제재를 가하는 사법제도를 운용합니다.
둘째, 정부는 사회적으로 바람직스러운 자원배분이 이루어지도록 지도하는 기능을 수행합니다. 독과점의 폐단이 크거나 외부효과, 공공재 등의 존재로 시장경제가 효율적인 자원배분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때 각종 공공 규제를 통하여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의 면에서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도록 지도하는 것입니다.
셋째, 정부는 소득재분배의 기능을 수행합니다. 시장기구에만 맡길 때 완전경쟁 하에서도 타고난 재능이나 외모, 재산, 노력, 행운 등에 의해 누구를 위하여 의 소득분배가 얼마든지 불균등할 수가 있습니다. 이 소득분배의 불균등에 대해 정부는 각종 누진세와 사회보장제도를 통해 소득재분배를 실시함으로써 모든 사람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넷째, 정부는 거시경제의 안정화 기능을 수행합니다. 경제가 심각한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을 경험하거나 높은 물가 상승을 보이는 경우 정부는 다양한 경제정책을 사용하여 경제를 어느 정도 안정시킬 수 있습니다. 경제 내에 불확실성 요인이 많이 있을 때 일관성 있는 경제정책으로 불확실성을 줄일 수도 있습니다.
사회주의경제의 정부도 법·제도의 제정·운용, 자원배분, 소득재분배, 안정화 이 네 가지 경제적 기능을 수행합니다.
2. 정부의 실패
정부가 법과 제도의 운용,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 소득재분배 등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형태의 정부 규제 혹은 공공 규제를 가합니다. 독과점이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저해하는 경우 공정거래법으로 여러 가지 규제를 가합니다. 그런데 공공 규제에는 흔히 부작용이 수반됩니다. 독과점기업이 가격 횡포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가격을 규제한다고 했을 때 이 경우 독과점기업은 품질을 저하해 독과점이윤을 가격 규제 이전처럼 확보할 수 있습니다. 가격 규제로 기술혁신에 대한 투자유인이 떨어져 장기적으로 볼 때 비효율적일 수도 있습니다.
슘페터(J. Schumpeter)는 과점기업들이 누리는 초과이윤은 기업가의 왕성한 기술혁신의 노력과 창조적인 파괴에 대한 보상이자 유인이라고 보았습니다. 이 초과이윤의 기능성 때문에 기존기업은 물론 새롭게 등장하는 기업이 부단하게 기술혁신의 노력을 기울이며 이것이 자본주의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것입니다. 슘페터가 강조하는 혁신이 가격 규제하에서 제대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따라서 가격 규제보다 다른 기업의 활발한 진입을 촉진하고 해당 상품의 개방하는 등 시장의 경쟁풍토를 제고시키는 것이 더 바람직스러운 대안입니다.
어느 정도까지 정부가 규제하는 것이 최적인지 추상적으로 기업의 이윤극대화 조건으로 제시한 한계원리를 원용할 수 있습니다. 규제의 강도를 높일수록 추가적인 편익은 줄고 앞서 말한 규제의 부작용이 커져 추가적인 비용은 증가합니다. 따라서 규제에 따른 한계비용과 한계편익이 같아지는 수준까지만 규제하는 것이 최적입니다.
현실적으로는 규제정책을 실시할 때 규제 주체인 관료들이 규제의 한계비용은 낮게 잡고 한계편익은 높게 잡는 경향이 많습니다. 이는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더 심합니다. 따라서 불필요한 규제가 불필요하게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규제가 필요 없게 되었을 때도 담당 부서는 규제해야 할 다른 이유를 개발하여 규제를 지속시키려 합니다. 그래야만 담당 부서의 영향력이 계속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규제는 관료제의 속성대로 그 자체를 유지·강화하는 기능을 스스로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시간이 흐를수록 당초에 기대했던 것보다 규제의 한계비용이 높아지고 정부의 실패가 나타나기 쉽습니다.
정부의 실패란 시장의 실패를 교정하기 위한 정부개입이 오히려 효율적인 자원배분을 저해하는 상황으로 정부의 실패가 일어나는 원인으로는 규제자의 불완전한 지식·정보, 규제 수단의 불완전성, 규제의 경직성, 근시안적인 규제, 규제자의 개인적 편견이나 권한 확보 욕구, 정치적 제약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정부의 실패가 일어나기 때문에 공공 규제가 시장의 원리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정책입안자들이 장기적인 시각에서 규제의 비용과 편익을 정확히 분석하여 정부의 실패가 시장의 실패보다 크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부가 개입하고 일반 국민이 이를 감시하는 관행이 정착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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